[사설] 故김창민 사건, 감찰 내용 비공개가 불신 키운다

국민적 분노가 어디를 향하고 있다고 보나. 젊은 영화감독의 죽음이어서인가. 일부분일 것이다. 묻지마 폭행에 의한 참변이어서인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장애 있는 아들 앞에서 당한 폭행이어서일까. 안타깝지만 다는 아닐 것이다. 이런 충격에 더해진 분노가 있다.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경찰 수사 과정이다. 용의자 입건이 갈팡질팡했다. 구속영장이 검찰·법원에서 기각됐다. CCTV 동영상, 목격자 진술 수사도 엉성했다. 김창민 사망을 향한 분노의 핵심이다. 그 분노를 풀어줘야 할 발표가 있었다. 감찰조사 실시 및 시민감찰위원회 개최 결과다. 경기북부경찰청이 27일 언론에 공식 발표했다. 전체 감찰 대상은 11명이었다. 6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5명은 경고 및 주의 조치를 받았다. 단일 사건의 징계 처분으로 그 수가 적지 않다. 경찰이 “초동조치 및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그 ‘부실’의 내용은 빠졌다. “감찰 사안이라 (내용) 공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망이다. 국민이 알고 싶은 건 징계 숫자가 아니다. 어떤 부실인지가 알고 싶은던 것이다. 부실 항목의 윤곽은 이미 유족, 목격자들이 제기했다. 초기 피의자 미분리 문제, 치사 사건의 중대성 미인지, 늦어진 추가 입건 등이다. 영장 기각으로 이어진 수사 부실 지적도 많다. 이런 의혹의 진실을 밝혀줄 감찰이었다. 이 부분을 하나도 밝히지 않았다. “초동·수사 문제 확인했다”면서도 거기서 끝냈다. 사건 처리·수사가 부실이 있는데, 이러면 감찰 발표까지도 부실이다. 참작해볼 제도가 있다. 수사 중인 피의자의 신상 공개 제도다. 특정 중대범죄를 저지른 피의자가 대상이다. 피의자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거친다. 경찰청장 또는 검찰총장이 구성·운영을 주관한다. 2024년 1월25일 특별법으로 발효됐다. 범죄 예방을 위한 무죄추정의 제한이다. 일반 범죄 예방이라는 입법 취지가 있다. 이번에 감찰에 요구됐던 취지는 경찰의 신뢰 회복이어야 했다. 때마침 수사 전권을 맡은 경찰이다. 이번 사건에서 잃어버린 신뢰가 크다. 그 신뢰 일부가 검찰로 갔다. 송치받은 의정부지검이 전담팀을 구성했다. 보완수사를 통해 2명을 구속했다. 정성호 법무장관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평가했다. “검찰 보완수사의 성과”라며 치켜세웠다. 경찰의 수사 부실을 전제하고 있다. 경찰에는 위기다. 그래서 요구됐던 게 개혁의 모습이었다. 그 증명이 돼줄 게 ‘진솔한 감찰 결과 발표’였다. 그걸 보여주지 못했다. 무더기 징계를 발표하면서 정작 부실 내용은 덮었다. 국민 불신이 커지는 대목이다. 징계 경찰관의 신상을 밝히라는 게 아니잖나. 이름, 얼굴, 직책, 아무것도 밝히지 말아라. 국민 분노는 처음부터 ‘누가’에 있지 않았다. ‘어떤’ 부실이 유족에게 한을 남겼는지가 관심이었다. 그 부실이 내 일일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컸다. 그걸 밝혀야 했는데 하지 않았다. 굳이 왜 인가. 혹시 감찰에 자신이 없어서였나. 아니면 징계자의 개인 입장을 걱정해서였나. 아니면 ‘무더기(11명) 회부’로 끝내려고 했는가. 이런 추론도 감찰 내용을 덮으니까 나오는 것이다.

[사설] “수도권 반도체 배제 안된다”, 살아 있는 경기도정

경기도가 도민의 반도체 목소리를 잘 전달했다. 반도체 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의견 요청이다. 산업통상부가 마련한 시행령안 제15조 제1항이다. 반도체 지원 대상에 ‘수도권 외의 지역’이라는 규정이 있다. 이 조항을 삭제해 달라는 것이 도의 요구다. “특별법의 제정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쉽게 풀면 이는 반도체 역차별이다. 반도체 산업의 70%가 있는 수도권을 빼는 반도체 지원법이다. 이런 도민 우려를 완곡하고 정확하게 전달한 것이다. 수원·용인·성남·화성·안성·평택·오산·이천 등 8개 시·군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이다. ‘반도체 벨트’로 묶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런 지역을 배제하는 반도체 역차별 시행령인 셈이다. 해당 시∙군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역할도 주도하고 있다. 28일에도 시∙군과 관련 회의를 열었다. 시행령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듣는 자리였다. 모든 시가 ‘시장 없는 선거 대행 체제’다. 반도체 대응의 구심점이 부재한 상황이다. 그래서 도의 중심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경기도민을 위한 기본 방향은 역차별 철폐다. 하지만 이런 입장도 선거에 들어서면 달라진다. 27일 경기도지사를 뽑는 방송 토론회가 있었다. 조응천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비수도권에 반도체 산단을 주려는 것”이라며 추미애 후보 의견을 물었다. 양향자 후보도 시행령 우려를 표했다. “수도권 배제는 반도체 경쟁력 약화”라며 역시 추 후보 의견을 물었다. 반면 추 후보는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 차원”이라며 “시행령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라며 맞섰다. 후보 누구라도 반도체는 지킬 것이다. 경기지사가 되면 방향이 같아질 것이다. 또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걱정은 지금이다. 정치가 행정을 마비시켰다. 이 공백을 경기도가 메우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보도자료를 냈다. 시행령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이게 17일이다. 그런데 시행령안은 이미 11일 경기도에 와 있었다. 이를 두고 정치는 싸운다. 경기도는 차분하다. 내려온 시행령안에 의견을 냈다. “수도권 배제 조항 삭제하라”고 명시했다. 반도체 벨트 지역민의 목소리다. 옳게 전했고 잘 전했다. 혼란의 정치 속이어서 더욱 돋보이는 경기도정이다.

[사설] 교사 죽음 부른 사학 장벽, 교육감 후보들이 답해라

원칙을 지킨 교사가 학교와 갈등을 빚는다. 학교 측에서 일상 털기로 불이익을 준다. 조직 내에서도 따돌리기와 무시가 이뤄진다. 참다 못해 학교 측 비리를 상부 기관에 고발한다. 이후 학교 측 보복은 노골적이고 잔인해진다. 결국 해당 교사는 모든 걸 잃고 세상을 등진다. 사학 비리 영화에서나 봄 직한 장면이다. 이 상황을 옮겨 놓은 듯한 실제 사건이 생겼다. 아니, 영화보다 더 참담했던 현실이다. 지난 주에 발생한 어느 교사의 죽음이다. 전체 사건의 발단이 된 일을 살펴보자. 2011년 이천시 한 사립학교다. 학교에서 내려오는 암묵적인 관행이 있었다. 수능 준비생은 정규 수업에 빠져도 됐다. 그래도 수행평가는 만점을 부여했다. 하지만 A교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수업에 불참한 학생에게 원칙대로 최하 점수를 줬다. 학교가 말하는 현실적 이유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분명한 게 있다. A교사의 선택이 옳고 바른 길이다. 그러나 현실은 탄압의 시작과 참담한 죽음이다. 초기에는 학교 측이 감봉 처분을 내렸다. ‘위치 이탈 및 의무 위반’이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3년간 휴직을 했다. 복직했으나 학교는 A교사에게 업무를 주지 않았다. 참다 못한 A교사가 학교의 비리를 당국에 고발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수십억원대의 횡령을 밝혀냈다. 학교 측 인사는 징역 7년을 선고받기까지 했다.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학교 측이 꺼내 든 것은 무자비한 보복이었다. 책상 창고에 두기, 인터넷·사내 전화 끊기 등 조치였다. 도의적인 측면을 논하려는 게 아니다. 감정적 대립을 평할 필요도 없다. ‘교사¯학교’ 갈등이 십수 년간 이어졌고, 불법에 대한 고발이 사실로 확인됐고, 도를 넘는 사력구제가 계속해서 벌어졌다. 무법 지대이고 치외법권 아닌가. 그런데 교육당국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사립학교 자율성이 보장되는 영역이다. 합법적 울타리를 친 것이 사립학교법이다. 15년간의 부당 대우, 감사권 남용 등에도 손댈 수 없었다. 종단에는 사람이 죽었다. 교육감선거가 한창이다. 교권에 대한 후보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안민석 후보는 “무너진 교권 회복”을 말하고, 법적·제도적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임태희 후보는 “현장 안정 정책”을 말하고, 교권 보호 정책의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다 좋은 취지다. 하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목소리가 필요하다. “사학 감사권 확대”, “공익제보 교사 보호”, “교권 침해 시 교육청 직권조사권” 같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의향이 있나. 있다면 발표해야 한다. 15년을 고통받던 교사가 세상을 등졌다.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교육감 후보들이다. 관심을 갖는 것이 도리이고, 대책을 내는 것이 의무다.

[사설] 예상대로, 경기도 없는 경기도 선거다

기호 4번 후보의 기호 2번 후보에 대한 맹공이다. 공세를 편 것은 조응천 후보(개혁신당) 측이다. 양향자 후보(국민의힘)의 선거공보물 내용을 지적했다. ‘AI 전략 경영 박사’와 ‘반도체 특별법’이다. 박사과정에 없는 AI전략경영이라며 ‘허위 학력’을, 양 후보 의원 시절과 무관하게 22대 국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특별법이라며 ‘허위 사실’을 주장했다. 양 후보 측은 이해 부족에서 제기된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서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강도 높은 공세가 의외다. 조 후보의 출마 선언 때부터 연대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른바 ‘공소취소 특별법’ 논란 때는 특히 그랬다. 야권 연대 분위기가 형성됐고, 서울에서는 오세훈(국민의힘)·김정철(개혁신당) 후보가 공동 입장을 냈다. 추미애(민주당) 후보를 협공하는 모양새였다. 이와 비교하면 조 후보의 공세 방향이 확 바뀐 것이다. ‘2등’을 위한 독자 선택일까. ‘연대’까지 전제한 양방향 전략일까. 그 깊은 셈법까지 추론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도정과 거리 있는 공방임은 틀림없다. 추미애 후보의 전략은 도민들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상대의 비방전에 직접 대응하지 않는 방식이다. 양·조 후보의 협공이 계속 이어졌다. 최근에는 지역 토론회 불참 문제까지 공격받았다. 하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대신 지역을 순회하며 시장·군수 후보들과 함께 움직인다. 후보들 간 마지막 맞대결인 선관위 주관 방송 토론회가 남아 있다. 이 준비에 상당한 비중을 둔다고 전해진다. 이런 추 후보가 갑자기 강한 비판을 내놨다. 상대가 경기 선거 밖 인물이다. “평생 국민에게 사죄해도 모자라는데 선거판을 돌아다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를 시작했다. 23일 대구에 이어 25일에는 충청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를 추 후보가 강력 비판한 것이다. “버젓이 웃으면서 돌아다닌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도 비판했다. “내란 세력에 협조했다는 의심을 받는 피의자다.” 오랜만에 강경한 추미애의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늘 그랬듯이 한국 보수의 핵심 인물과 그 지역을 공격했다. 세 후보에게는 각자의 계획이 있을 것이다. 연대일 수도 있고, 2등일 수도 있고, 당선일 수도 있다. 저마다 퍼즐을 맞춰가고 있을 것이다. 그 여정을 경기도 선거사(史)가 고스란히 기록하고 분석하고 있다. 차분한 선거라고 한다. 그만큼 치열하지 않다. 이슈 없는 선거라고 한다. 그만큼 토론이 없다. 타깃 없는 선거라고 한다. 그만큼 도정을 피해가고 있다. 후보들의 얕은 경기도 인연에서 어느 정도 예고됐던 모습인데, D-7인 오늘까지 그렇게 가고 있는 것이다. 경쟁 선거, 토론 선거, 집중 선거가 주는 이로움, 이런 게 이번엔 없다.

[사설] 성(性)적 모욕이 ‘사회 미덕’이라는 도의원 진술

양우식 경기도의원이 법정에 섰다. 성희롱성 발언에 따른 모욕 등 혐의다. 수원지법 형사5단독 조현권 판사 심리다. 21일 1심 결심공판이 있었다. 검찰은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피고인의 1심 최후 진술이 있었다. “모욕의 오명을 쓰고 법정에 서 인생이 강탈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해 5월9일 있었다. 그 이후 공직사회, 언론 등에서 비판을 받았다. 명예에 상처를 입은 게 맞다. 개인 정치에 타격을 입은 것도 있다. 양 피고인은 ‘문제 발언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피고인의 권리다. 이를 뭐라고 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최후 진술에 등장한 일부 표현이다. 사건 발언을 ‘설령 했다 치더라도’라면서 부여한 이런 의미다. 변호인은 “공직자로서의 조언과 걱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했다. 양 피고인은 ‘미래 세대를 위한 선배 세대의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모욕이 된다면 이는 우리 사회 미덕을 잃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공소사실 속 발언을 옮겨보자. “쓰○○이나 스△△ 하는 거냐? 결혼 안 했으니 스△△은 아닐 테고.” 비정상적인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이 말을 사무실에서 공무원 A에게 했다. A는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공직사회는 사과를 요구했다. 운영위원장직 사퇴도 촉구했다. 하지만 사과는 없었고 사퇴도 없었다. 공직사회의 운영위 불참, 회의장 시위 등 의회 파행으로 번졌다. 사건과 의회 파행을 누가 초래했는지가 분명하다. 1년여 만에 나온 재판정 발언이다. 판사 앞에서의 진술이다. 지금까지와는 무게가 다르다. 양 피고인은 계속 무죄를 주장해 왔다. 경찰에서도 같은 입장이었다. 실체적 진실을 석명(釋明)하는 진술이 예상됐다. 살폈듯이 그건 피고인의 권리다. 그런데 이해하기 어려운 의미를 주장했다. 변호사는 ‘조언과 걱정’이라고 했고, 본인은 ‘우리 사회 미덕’이라고 했다. 언론에 제대로 쓸 수도 없는 발언이었다. 어떻게 조언이고 미덕인가. 때마침 지방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양우식 의원은 20년 경력의 정치인이다. 그도 주인공이 돼 뛰어야 할 시기다. 그런 시기에 피고인으로 법정에 서 있다. ‘인생을 강탈당했다’는 표현이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당 부분을 본인이 초래한 것이다. 잘못된 발언, 잘못된 대처, 잘못된 결단이 부른 패착이다. ‘증거 없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 ‘반성 없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어떤 판결문에도 없을 것이다. 성적 모욕이 미덕이 되는 사회는 결코 없기 때문이다.

[사설] 국힘은 ‘빼 갈 것’‚ 민주는 ‘지켜낼 것’...6·3 선거 ‘반도체’‚ 주장을 증명하라

수원·용인·화성·성남·안성·평택·오산·이천시. 경기 남부 8개 시다. 민주당 시장 후보들이 모였다. 구호를 말했다. ‘경기판 엔비디아를 만들겠다.’ 공동 공약도 발표했다. ‘K-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완결형 생태계 조성이라고 했다. 전략 수립, 설계, 제조에서 소·부·장 지원 협력까지 약속했다. 전력과 용수 공급 체계도 협조하기로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가 주관했다. “하나의 권역 안에서 완결시키겠다.” 반도체에 쏟는 선거 비중이 읽힌다. 국민의힘도 반도체 그림을 그렸다. 방향은 전혀 다르다. 민주당의 방향이 반도체 벨트 완성이라면 국민의힘의 그것은 반도체 벨트 사수다. 이런 가정을 굳혀온 일련의 흐름이 있었다. 12월10일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을 돌려서(...).”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보고회였다. 12월26일 김성환 기후부 장관의 말이다. “(용인 SK와 삼성전자가) 꼭 거기 있어야 할지(...).” 해당 지방 정치권이 크게 환호했다. 경기도 국민의힘에 빌미 주는 상황이 생겼다. 산업통상부가 이달 중 발표한다는 시행령이다. 모법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반도체 산업 지원이 입법 취지다. 여기서 국민의힘이 문제 삼는 조항이 있다.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비용 지원이다. 정부가 50% 이상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수도권 이외 지역’이다. 생산 기준 전국의 60~70%다. 수출 기준 전국의 약 65%다. 이런 경기도가 지원 대상에 없다. ‘경기도 반도체 사수 연대’가 나섰다. 김선교(여주·양평)·김용태(포천·가평)·송석준(이천)·김은혜(성남 분당을) 의원도 함께 하고 있다. 시행령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국무총리실을 항의 방문했다. 1월29일 특별법 통과 땐 반대하지 않았다. 반도체 지원하자는 데 막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시행령 조항이 알려진 뒤 상황은 바뀌었다. 경기도에 우려, 지방에는 기대감을 줄 소지가 크다. 굳이 선거 직전 발표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용인에 들어설 반도체 산단은 2개다. SK하이닉스 일반산단(600조원)과 삼성전자 국가산단(360조원)이다. SK산단은 3월 말 기준 1기 팹 부지 조성 공정률이 약 78%다. 이전할 시점을 넘겼다. 삼성전자 국가산단은 3월 말 기준 토지보상이 약 40%다. 이전 여지가 있다. 불안감이 훨씬 더 크다. 이런 정서를 선거판에 옮기려는 게 경기도 국민의힘 전략이다. 도지사 후보도 ‘반도체 양향자’를 냈다. 이런 때 나온 시행령이 정치적 먹잇감이 됐다. 해석이 과해질 수 있다. 이를 방어하는 것 역시 정치다. 민주당에 맡겨진 선거 책임이다. 함께 서서 공약 발표하는 걸로는 안 된다. 반도체 이전설을 불식시켜야 한다. 추 후보가 많은 공을 들이고는 있다. 4월24일은 그의 ‘반도체 데이’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SK 하이닉스 용인 캠퍼스를 하루에 돌았다. 시행령 우려에도 답을 했다. “걱정할 필요 없다.” 여당의 자신감이다. 관건은 유권자가 얼마나 공감하느냐다. 반도체 선거만 따로 떼어서 보자. 후보에게는 당락만 문제다. 주장해서 표 받으면 끝이다. 하지만 지역민에게는 민생의 문제다. 싸워서 지켜내야 한다. 깊이 있는 공격과 내용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법이 문제라면 조문(條文)을 특정해라. 정책이 문제라면 내용(內容)을 석명해라. 그래야 분노를 얻어낸다. 민주당. 걱정할 필요 없다면 이유(理由)를 설명해라. 지킬 수 있다면 근거(根據)를 내놔라. 그래야 믿음을 받아낸다. 이제는 ‘수용성평오이’라 불린다. 이곳 주민에게 반도체는 생활이다. 반도체로 살거나 반도체와 산다. 웬만한 전문가보다 깊이 알고 많이 안다. 얄팍한 선동과 답변으로는 망신당할 수 있다.

[사설] ‘우리도 반도체처럼’‚ 성과급 치킨게임 오나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안에 서명했다. 제일 큰 관심은 성과급 한계였다. 사업 성과의 10%대로 합의했다. 실제 성과급 규모가 관심사다. 반도체 부문(DS) 임직원은 최대 6억원이다. 적자 부문에도 주기로 합의했다. 올해 적자가 유력한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천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반 직장인 평균 연봉은 4천만~5천만원이다. 연봉 6억원은 상위 0.1% 수준의 최상위층이다. 모두가 가슴을 조이며 ‘0.1%’를 걱정했다. 급여·성과급 등은 파급력이 큰 요소다. 양보할 수 없는 치킨게임으로 흘러간다. SK와 삼성전자에 이어 재계 3위 현대차가 대기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 등 요구안을 사측에 보냈다. 거기에도 핵심은 성과급이다. 작년 순이익의 30%를 달라고 요구했다. 완성차 업계 순이익은 계속 낮아진다. 현대차가 지난해 부담한 미국 관세만 4조원이다. 당기순이익이 21.7%나 줄었다. 반도체 호황과 전혀 다르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런 여건을 외면한다. HD현대중공업 통합노조가 20일 사측에 임금협상안을 보냈다. ‘영업이익 최소 30%’에 공정한 성과 배분이 핵심이다. 한화 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일렉트릭 노조의 방향도 같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전제하고 있다. 여기에 하청업체와의 성과 배분 움직임도 나왔다. 양대 노총이 삼성전자 노사 타협 직후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기업이 우려한 패턴이 있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번지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파업이 이어지고, 노란봉투법과 맞물려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3개월간 이를 시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입장을 냈다. 반도체 특수 사례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받아들일 것 같지 않다. 임금 크기로 서열이 정해지는 세태다. 제동 장치가 사라진 치킨게임은 시작된 것 같다. 그렇게 보인다.

[사설] 타결됐지만, 이익 없는 부문까지 보상은 걱정이다

20일까지의 상황은은 이랬다.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조정안은 전날 오후 10시께 제시됐다. 사측은 거부와 철회 입장을 오갔다. 때문에 사후조정회의가 20일로 이어졌다. 여기서도 끝내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노조 측은 파업 강행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협상 결렬이 곧 파업인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사측이 수용하지 못한 사정은 뭘까. 삼성전자도 입장문을 냈다. 그동안 노조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고 밝혔다. 성과급 규모와 내용에서도 많이 양보했다고 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했다. ‘성과급’이라 하기에는 어폐가 있는 ‘보상’ 논란이다. 받아들일 수 없는 과도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경영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강도 높은 우려도 표명했다. 삼성전자 경영의 핵심은 신상필벌이다. 오랜 시간 이어온 철학이다. 성과급 산정에도 철저하게 적용해 왔다. 4개 사업 부문이 있는 삼성전자다. DS(반도체 등), DX(모바일 등), SDC(디스플레이 등), Harman(오디오 등) 부문이다. 협상에 나선 노조는 삼성전자 전체를 대표한다. 적자 부문까지도 보호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측은 단호했다. 포기할 수 없는 경영 원칙이라고 했다. 산업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갈등은 통상의 경우와 다르다. 사실상 이익공유제를 내세운 분규로 여겨진다. 노동자의 임금은 노동의 대가다. 기업가의 이윤은 경영의 대가다. 이번 분규의 화두는 성과급이다.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다. 기업 이익을 쪼개자는 직원 배당이다. ‘이익의 몇 %’라는 부분에서 그 성격이 확연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도 있었다. “제헌헌법에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다.” 노동권과 경영권의 균형을 설명하려는 인용이었다. 이익공유제를 옹호할 때 드는 사례가 있다. 2016년의 힐러리 클린턴이다. 이익공유제 확대를 제1 공약으로 던졌다. ‘미국에서도 일반화됐다. 한국도 도입하자’는 얘기다. 맞다. 자유롭게 토론할 때도 됐다.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화두를 말하지 않나. 하지만 막판 흐름이 왠지 어색하다. 이익공유제의 출발은 ‘이익’이다. 성과급의 출발은 ‘성과’다. 그런데 ‘이익’도, ‘성과’도 없는 곳 얘기다. 그런 성과급 때문에 전국민을 파업의 공포로 내 몰았뎐 것인가. “경영을 통해 수익이 발생했다. 그때는 회사가 노동자에게 성과급을 줘라. 그러면 국가가 회사의 세금을 깎아주겠다.” 이것이 힐러리의 이익공유제 설계다. ‘이익’이 없는 경우는 끼어들지도 못했다.

[사설] 고속화도로 신설해도 남태령 막히면 무용지물

안양시의 순발력 있는 행정이다. 화성~과천 고속화도로 관련 대응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사업 적격 판정을 내렸다. 경기 서남부 지역이 환영한다. 그 노선 일부가 안양시를 통과한다. 안양시는 마침 ‘도로건설·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고속도로 연계 방안을 긴급히 적용했다. 박달동~안양동 연결 도로망과 박달우회로~비산동 노선을 고속화도로에 붙이는 구상이다. 효과와 경제성을 충족시키는 발상이다. 도로망 구축은 100년 행정이다. 시작이 잘못되면 100년이 잘못 간다. 화성에서 과천으로 가는 31.1㎞ 고속화도로다. 노선 등 내용들이 구체화된 건 아니다. 사업성에 대한 대략의 판단이 나왔을 뿐이다. 문제가 보이면 고쳐야 하고 반영해야 한다. 안양시는 긍정적인 방법을 신속히 접목한 것이다. 지나가는 도로를 지역 자산으로 돌린 셈이다.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걱정이 있다. 병목이 예상되는 과천 구간이다. 시민들의 걱정이 크다. 서울 다 와서 병목 구간이 생긴다. 노선의 서울 방면 끝은 과천 관문IC다. 이후 47번 국도 양재대로를 이용하게 된다. 양재대로는 현재도 극심한 상습 정체 구간이다. 물류창고 이용 트럭, 대형 마트 이용 차량이 뒤섞인다. 고속화도로가 줄여줄 서울 도착 시간은 32~53분이다. 그걸 자랑한다. 그런데 이 시간을 모두 양재대로에 토해낼 수 있다. 타당성 통과 낭보에도 ‘서울 입구가 문제’라는 걱정을 쏟아내는 시민이 많이 있는 이유다. “수원에서 남태령 오는 것보다 남태령 넘는 시간이 더 걸린다.” 시민들이 전하는 증언이다. 양재대로 끝자락 남태령의 현실이다. 고속화도로를 나온 차량이 이곳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옆이 렛츠런파크 서울(옛 서울경마공원)이다. 최근 주택 공급 구상이 얘기된다. 교통량의 상시 증가 요인이다. 여기에 고속화도로까지 겹쳐질 처지다. 이렇게 뻔히 보이는 미래 계획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순 없는 것 아닌가.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태령 직결 입체화, 과천→사당·강남 방향 직결 램프, 일부 구간 지하화 또는 입체교차, 그리고 신호 최소화까지 나온다. 아예 입경 차량을 줄이는 전략도 있다. 신분당선 연계 환승 주차장, 과천·의왕 대형 환승센터, 광역버스 전용 램프, GTX 환승 강화 등이다. 중요한 건 이런 정책을 실현할 지자체다. 과천시 관계자가 이렇게 설명했다. “앞으로 과천에 집중될 문제를 경기도와 협의해 대안을 마련하겠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안양시의 경우와는 차원이 다르다. 경기도 힘만으로도 부족하다. 방안 하나하나마다 책임 지자체가 있다. 상당 부분이 서울시다. 서울시가 참여해야 방향이 설 수 있다. 기왕 불거지기 시작한 고속화도로다. 이참에 서울 남부권 입체 분산 체계의 시작점으로 삼는 건 어떤가. 때마침 지방선거다. 이런 약속을 하는 게 공약이고, 그런 공약을 내는 게 지방선거다. 늦은 감이 있지만 경기·서울의 공통 공약으로 권한다. 어차피 한번은 크게 판 벌여 토론해야 할 문제였다.

[사설] 법원, 대통령, 노조원 일부까지 “우려·이견 있다”

법원 결정문에 파업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다.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가 18일 내린 가처분 판단이다. 안전보호시설이 평상시와 동일한 상태로 유지·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가 이를 정치·폐지 또는 방해하거나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행위를 하게 해선 안 된다”고도 설명했다. 삼성노조 2곳에 대해 “금지결정 위반 시 1일 1억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사측 요구를 상당 부분 인용한 결정문이다. 결정문 곳곳에 적시된 배경이 주목된다. 파업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생산 차질은 자동차·가전·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의 생산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이 같은 손해나 위험은 사후적인 금전 배상 등을 통해 회복될 수 없는 현저한 손해 내지 급박한 위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현저한 손해 내지 급박한 위험’은 긴급조정권 발동의 일반 요건이다. 정부의 논의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오전 엑스(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 시작 직전이었다. 기본적으로 노사 모두에 대화와 타협을 권했다. 과유불급 물극필반(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대로 돌아간다)이라고 썼다. 노동권과 경영권 모두 동등한 권리인 점은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기본권리는) 공공복지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역시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거론한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이 연상된다. 삼성전자 내 노노 갈등은 법으로 가고 있다.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의 목소리다. 노사 협상 과정에 자신들의 권리 배제를 성토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을 중단하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DX 부문 조합원 손용호씨 등 5인이 주도하는 목소리다. ‘삼성전자 직원 권리회복 법률대응연대’를 결성했고 법률대리를 맡겼다. 반도체 부문만 부각되는 현재 노사협상의 문제를 말하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 대통령의 엑스 게시글, 사내 노조원의 가처분 소송이 가리키는 동일한 방향이 있다. 파업과 노동자 권리 구제라는 균형에 문제가 있다는 우려와 지적이다. 법원 결정문 속 ‘급박한 위험’, 대통령 글 속 ‘제한될 권리’, DX노조원의 ‘삼성전자는 종합전자회사’라는 주장이 담고 있는 우려와 이견이다. 노조는 “아무런 방해가 안 된다”며 파업 강행을 주장한다. 보다 넓은 의견을 경청하는 마지막 하루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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