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 위에 왜 대포가 있을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장안문은 화성의 정문으로 우리나라 문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형식도, 아름다움도, 완성도도 최고다. 북문인 장안문과 남문인 팔달문이 형식이나 규모가 같고 동문인 창룡문과 서문인 화서문이 서로 유사하다. 건축물의 위계 때문이다. 장안문, 팔달문, 창룡문, 화서문 순이다. 원래 성이란 방어가 목적이므로 모든 시설물에 폐쇄성과 공격성이 강조된다. 그런데 화성에선 늘 개방할 수밖에 없는 시설물이 몇 곳 있다. 대문, 수문, 암문, 은구로 모두 13곳이다. 화성 전체 시설물 60개의 20%가 넘는다. 의외로 많은 편이다. 이런 개방형 시설물에는 방어를 위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화성에서 문에는 특별한 대책으로 문루, 옹성, 적대를 추가했다. 이 세 시설물은 문과 별도의 시설물이 아니고 문과 일체가 되는 하나의 시스템이란 말이다. 비록 떨어져 있다 해도 일체로 봐야 한다. 성역의궤의 기록 체계도 이를 증명한다. 문, 문루, 옹성, 적대를 독립된 시설물로 취급하지 않고 장안문 설명에 포함해 기록하고 있다. 창룡문과 화서문은 적대가 없다. 문에 적대를 설치하고 안 하고는 시설물의 위계 때문이 아니고 문의 크기와 좌우 지형에 따라 전략적으로 결정한다. 적대는 좌우가 모두 평지성일 경우 설치한다. 화서문은 동쪽이 평지성이라 서북공심돈을 설치해 적대의 역할을 맡겼다. 적대는 어떤 역할을 할까. 공격하는 적의 입장에선 문만 아니라 문의 좌우에 있는 원성도 주요 공격 루트다. 이런 적의 공격을 고려해 문 좌우에 적대를 배치했다. 원성에 접근하는 적을 양쪽 측면에서 공격하기 위해서다. 한쪽은 옹성이고 다른 한쪽은 적대가 맡는다. 옹성과 적대의 협공이다. 의궤에 적대에 대해 “높은 대 양쪽에서 적의 좌우를 공격하면 적이 곧바로 성 아래로 다가오지 못할 뿐 아니라”라는 기록이 있다. 적대의 기능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적의 좌우를 공격하면’이란 설명이 적대 설치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원성을 향해 공격하는 적의 좌우를 공격하는 것은 원래 치성의 기본 역할이다. 이래서 화성에도 120보 전후로 치성을 배치했다. 치, 포루, 대, 돈 등이다. 이처럼 적의 측면을 공격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치성을 설치해도 충분하다. 그런데 문에만 치성이 아닌 적대를 설치했다. 하필 왜 적대일까. 이유를 찾아보자. 치, 포루, 대, 돈, 자성치 등은 원성만을 방어하지만 적대는 원성과 동시에 문루와 옹성도 방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어 대상과 범위가 치성과 차원이 다르다. 성에서 가장 취약한 문을 방어하는 적대는 치성과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어떤 차별성을 뒀을까. 의궤에 답이 있다. 의궤에 적대에 대해 “높은 대 양쪽에서 적을 살피면 적이 곧바로 성 아래로 다가오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설명 중 ‘높은 대’에 유의하자. 적대의 차별성이기 때문이다. 정조는 적대에 ‘높이’로 승부를 걸었다. 즉, ‘고대전략(高臺戰略)’이다. 고대전략은 무엇일까. ‘높은 대’의 장점은 첫째, 높은 대에서 살피기만 해도 적은 다가오지 못한다고 했다. 둘째, 적의 양쪽 옆구리를 공격할 수 있으므로 성 아래로 다가오지 못한다고 했다. 셋째, 높은 대(臺)에 있으면 굽은 살이나 비켜 쏘는 탄환이라도 아군을 다치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종합적으로 ‘적대가 있어 이제의 성은 반드시 화살이나 탄환이 필요치 않다’고 극상의 평가를 하고 있다. 모두 높이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전략이다. 고대전략은 건축 구조에 어떻게 반영했을까. “대의 높이를 원성의 성가퀴와 가지런히 했다”고 의궤에 설명한다. 대의 바닥 면 높이가 원성의 여장 윗면 높이와 같다는 말이다. 즉, 원성보다 5척이 더 높다는 말이다. 더 높은 5척이 적대의 가치다. 화성 시설물 중 적대 높이가 동북노대 다음으로 가장 높다. 옹성보다 10척 높고 문루와 같은 레벨이다. 당시에는 높이 자체가 최고의 무기이던 시절이다. 적대에 이런 전략이 있음에도 복원을 잘못했다. 그것도 높이가 잘못됐다. 적대와 원성의 여장 레벨을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적대 높이가 낮게 복원됐다. 아니면 인접하는 원성이 잘못 복원됐을 수 있다. 아무튼 원성과 5척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높이로 적을 제압하는 것이 핵심 전략인데 높이가 잘못 복원돼 안타깝다. 높이가 낮으면 적대가 아니다. 그저 치성일 뿐이다. 북동적대와 북서적대에 오르면 홍이포(紅夷砲)라는 대포가 놓여 있다. 적대와 대포는 무슨 관계일까. 여러분은 이미 ‘적대는 높이로 승부하는 시설인데 뜬금없이 웬 대포’라고 했을 것이다. 대포는 적대와 아무 관련이 없다. 오히려 답사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준다. 실제 목격한 사실이다. 어린 자녀가 대포를 보고 “왜 대포가 있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아버지가 “여기는 포병 진지야”라고 답해 줬다. 잘못 놓인 대포 하나가 이처럼 왜곡된 사실을 알리게 된다. 탐방자에게 시설물의 본질을 알려야 한다. 문화재는 장소성이 중요하다. 적대 위는 홍이포가 있어야 할 장소가 아니다. 치우는 용기도 필요하다. 국내 최초로 등장한 화성의 적대는 화성 방어의 보루다. 화성 적대는 ‘고대전략’과 ‘광대전략(廣臺戰略)’ 두 가지를 축으로 설계됐다. ‘넓은 대’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을 기약한다. 오늘은 고대전략, ‘적대의 높이’에서 가장 취약한 문을 방어하는 정조의 전략을 엿봤다. 이강웅 고건축전문가

[2026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안산 경기도미술관

‘스물’은 푸른 나무, 훤칠한 청년의 풋풋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연신 꽃망울을 터뜨리는 벚꽃으로 거리가 화사하고 실바람에 반짝이는 호수의 물결이 싱그러운 안산 화랑공원에 자리한 경기도미술관에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젊은 날의 푸른 꿈과 마주한다. ■ 조각작품에 담긴 스무 살 경기도미술관의 꿈 봄빛이 감도는 경기도미술관(관장 전승보) 야외 정원은 평일에도 산책하는 시민들로 붐빈다. 경기도미술관이 야외에 설치한 조각작품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안내서를 따라 조각작품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본다. 처음 마주한 작품은 류인(1956~1999)이 1992년 제작한 ‘동방의 공기’이다. 가슴 아래부터 허리와 다리까지 사람의 모습인데 변형된 가슴과 목 사이에 코끼리의 코처럼 불쑥 튀어나온 것은 무엇을 형상한 것일까. 늘씬한 몸에 비해 아주 작은 남자의 얼굴, 벽을 움켜잡은 사내의 두 손에 억압과 구속을 허물려는 의지가 가득하다. 한국 근현대 조각계의 거장 김복진과 권진규의 맥을 잇는 작가로 평가를 받았다는데 43세로 일찍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최정화의 2008년 작 ‘꽃꽂이’는 경기도미술관을 찾은 사람들이라면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인상적인 조각이다. 물이 채워진 수조에서 피어난 꽃과 열매, 잎사귀가 싱싱해 생동감이 넘치는 미술관을 만들어준다. 거대한 세 사람이 들판에 우뚝 서 있다. 최평곤의 2007년 작 ‘가족’이다. 1994년 동학 100주년을 맞아 공주 우금티에 대나무 인간을 설치했다는 작가의 손길이 어머니의 가슴처럼 따스하게 느껴진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피워 올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주거 공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유영호의 ‘다섯 평의 꿈’(2010년)이나 경기도미술관의 건축 구조 속으로 스며들어 주변 환경과 호흡하며 친숙한 이야기를 만드는 최기창의 ‘배수로’(2010년)를 비롯해 미술관 주변에 33점의 매력적인 작품이 전시돼 있다. ■ 예술과 삶이 만나는 행복한 공간 지난달 26일 개막한 경기도미술관 20주년 특별기획전 ‘흐르고 쌓이는’은 볼거리와 생각거리 모두가 풍성하다. 관람객과 함께 예술과 삶의 접점을 찾는 특별기획전에 등장한 대표적인 소장 작품들이 어떤 것일까. “6월1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서 평면, 입체, 설치, 미디어, 비물질 등 다양한 형식의 경기도미술관 소장품 125점을 선보입니다.” 전시관에서 마련한 책자를 펼쳐 이 전시를 기획한 김선영, 나기연 두 학예연구사의 기획 의도를 살펴본다. “지난 20년간 축적된 소장품 수집의 역사와 주요 기획 방향을 돌아보고 미술관의 정체성과 역할을 살피는 기획전입니다.” 미술관의 의도대로 ‘흐르고 쌓이는’이란 제목부터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흐르고 쌓이는’은 흐르는 시간 위에 사유와 질문이 쌓이며 의미가 확장되는 과정을 은유하는 말이 아닌가. 경기도미술관이 걸어온 지난 20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첫 작품이 무척 궁금하다. ■ 무엇을 해 왔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번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은 무엇을 해 왔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다소 무겁지만 피해 갈 수 없는 본질적 질문과 다시 마주한다. 서로 다른 시점과 환경에 탄생하고 수집된 소장품들이 다양한 시각을 가진 관람객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예술과 삶은 어떻게 만나는가”라는 질문과 “미술관은 관람객과 예술을 어떻게 연결하는가”라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첫 질문 ‘예술은 ( ) 시작하는가’는 장르와 형식을 해체하고 매체를 실험하며 예술의 경계를 확장해 온 작품을 내세웠다. 관람객이 처음 마주하는 작품은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화가 유영국의 ‘산’이다. 1997년 미술관에 들어온 작품 ‘산’은 붉은색과 단순한 구성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실적인 그림에 익숙한 관람객에게 ‘산’이 전하는 신선한 메시지는 경기도미술관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듯하다. 박현기의 ‘무제’(1993년)와 권오상의 ‘아구스타’(2008년), 구본창의 ‘태초의 #13’(1998년) 같은 파격적인 작품을 통해 기존의 관습을 의심하고 형식을 전복해 보이지 않는 것을 과감하게 드러낸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시간이 즐겁다. 다음에 마주한 질문은 ‘우리는 ( ) 살아가는가’다. 다양한 삶의 모습이 뒤섞여 표류하는 인간의 모습, 이를 둘러싼 감각, 삶의 궤적 등 다채로운 일상의 면면을 보여준다. 민정기의 ‘사람들’(1983~1989년), 박은태의 ‘녹색모듈’(2021년), 배영환의 ‘아주 럭셔리하고 궁상맞은 불면증’(2008년), 함양아의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2019년) 같은 작품은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을 비롯해 시공간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모든 장소성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일상을 더듬으며 살아감의 의미를 생각하도록 이끌어준다. ■ 당신의 과거는 행복한가. 이어지는 질문 ‘우리는 ( ) 기억하는가’는 흐려지고 잊히는 것들을 현재로 소환하는 예술을 살펴본다. 제주도 수난의 역사를 줄기차게 화폭에 옮긴 강요배의 ‘황파 1’(2002년), 윤석남의 ‘핑크 룸’(1996년), 양정옥의 ‘노인이 많은 병원 302호: 기억하는 사람’(2016년), 안규철의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읽기’(2016년) 같은 작품들은 흩어진 것을 모으고 보이지 않았던 것을 보게 한다. 무엇이 잊혀 가는지,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또 무엇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를 질문하며 경계 너머로 밀려난 이야기와 잊힌 목소리를 다시 호명한다. ‘예술은 ( ) 함께하는가’는 ‘관계 맺기’로 사회와 깊게 밀착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길어 올리는 작품을 보여준다. 이건용의 ‘동일면적’(1975년), 정정엽의 ‘최초의 만찬 2’(2019년), 권혜원의 ‘급진적 식물학’(2021년), 김아영의 ‘다공성 계곡, 이동식 구멍들’(2017년) 같은 작품을 통해 연결하고 함께한다는 것에 대한 다양한 예술적 시도와 고민을 관람객과 공유한다. 함께 만들어 가는 예술의 경험은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사유이자 실험이다. 미술관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은 ‘나는 ( ) 실천하는가’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2024년 작품 54점을 기증한 민중미술 작가 김정헌의 작품들이 널찍한 전시 공간을 채우고 있다.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을 주도한 작가는 스스로 낮춰 ‘옆집 예술가’로 자처하며 일평생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고민하며 이제는 멀어져 간 지난 시간을 차분히 돌아본다. 작품의 바탕이 된 스크랩은 물론이고 작가의 생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메모도 전시하고 있다. ‘오직 나의 기억 속에서는’(1995년)과 ‘국가의 초상’(2014년)을 비롯한 작품은 ‘영매로서의 미술’을 화두로 삼아 미술이 사회적 행위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술과 삶이 분리되지 않았던 작가의 일상도 엿볼 수 있다. 작품을 구상하며 휘갈겨 쓴 메모와 신문에 기고한 원고지까지 지난 세월과 작품을 더듬을 수 있는 흔적을 보여주는 방식이 재미있다. ■ 20년 앞을 내다보다 전시장에 마련된 관람객 참여 공간은 미술관과 소통하는 통로다. 전시실에 관람객인 ‘나’의 생각을 더해 보는 자리를 마련한 것도 재미난 발상이다. ‘나의 생각 더하기’ 코너에서 괄호 안의 단어를 채우며 경기도미술관의 다음 20년을 상상해 본다. 감상을 지원하는 소장품 카드와 쉬운 말로 풀어쓴 해설지를 미술관 곳곳에 배치한 것이나 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와 경기도미술관 전시 안내 애플리케이션을 병행 운영해 감상 환경을 조성한 것도 박수를 받을 일이다. 경기도미술관 건립 추진부터 현재까지 소장품 수집과 주요 전시를 알려주는 기록이 미술관 창문에 빼곡하다. ‘경기도미술관 1997-2025: 예술이 쌓여 흐름이 되다’는 지난 20년의 활동상을 통해 1천400만 경기도민을 향한 경기도미술관을 야무진 꿈을 보여준다.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

부천소공인특화지원센터,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 심천지회와 업무협약 체결

부천대학교 산학협력단(단장 이종성)에서 운영하는 부천소공인특화지원센터(이하 소공인지원센터)는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World-OKTA) 심천지회(회장 최철, 이하 심천지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참석 기업들간 상담회를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31일 마곡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선 원활한 글로벌 비즈니스 교류 및 해외 판로 개척 상호 협력을 골자로 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소공인지원센터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해외 판로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공인들이 해외 주요 산업 거점과의 교류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의 기회를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수출 기반 다질수 있도록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 발굴 지원사업’을 추진 한다. 이 사업을 통해 세계 제조의 심장으로 불리는 심천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단순 교류를 넘어 수출·거래로 이어지는 성과창출형 글로벌 진출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소공인지원센터는 심천 지회와 업무협약 체결과 함께 부천 소공인 및 심천 지회 기업가들 40여명이 참석한 해외 비즈니스 파트너 발굴 상담회를 진행하는 등 본격 행보에 나섰다.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거쳐 오는 10월 소공인들과 함께 심천 현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실질적인 거래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2016년에 개소한 소공인특화지원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부천시의 지원을 받아 매년 부천 집적지 소공인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오형민 센터장은 “이번 사업은 부천 소공인들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는 출발점으로, 심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확장되는 교두보가 될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당일 부천대학교 RISE사업단도 심천지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산·학 협력에 기반한 심천과 부천을 잇는 가교 역할의 첫 물꼬를 텄다. 소공인센터는 향후 대학의 RISE사업단과 연계해 지역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70세에 산으로, 75세에 세계로…‘삶의 여백’ 펴낸 박태수 수필가 [인터뷰]

빠름이 미덕인 세상,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의 끝에서 수필가 박태수(75)는 멈추는 대신 다른 길을 택했다. 산속으로 들어가고, 다시 길 위에 섰다. 그의 신간 수필집 ‘삶의 여백’(좋은땅 펴냄)은 그렇게 시작된 ‘인생 2막’의 기록이다. 박태수 작가의 삶은 숨 가쁨과 느림의 공존이다. 보건학 박사, 수필가, 칼럼니스트, 여행 작가 등 수식어도 다양하다. 지난 10일 신간을 펴낸 그는 현재에도 미국을 여행하며 또 다른 작품을 준비 중이다. 미국에서 오전 이른 시간, 전화 인터뷰에 나선 그의 삶은 분주해 보였지만 그가 전하는 삶의 속도는 오히려 느렸다. “도시에서는 빠르게 가야 하고 해야 할 게 많았죠. 그런데 산속에 들어가 보니, 그동안 내가 못 봤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박 작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영전략본부장과 경기·인천지역본부장을 역임하고, 30년 넘게 대학 강단에 선 학자이자 행정가였다. 공공기관에서 나라 살림을 위한 정책을 고안하고,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치열하게 사회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는 은퇴 이후 70세에 문경 산자락에 터를 잡으며 삶의 방향을 틀었다. ‘삶의 여백’은 그 전환 이후, 산촌의 느린 시간 속에서 길어 올린 사유를 담은 네 번째 수필집이다. 저자의 삶은 하나의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수원, 문경 산촌, 그리고 세계 곳곳을 오가는 3개의 공간에서 개인의 삶과 전달자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치열했던 도심의 삶을 뒤로 하고 문경 대미산 자락 산방에서 생활하며 수필집을 펴내고, 70여개국을 오가며 여행 에세이를 펴내고 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신문사에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를 연재하며 독자에게 사진과 글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삶의 시선을 확장할 수 있는 자신의 관찰담을 소개해왔다. 책은 ▲1부 인생의 뒤안길 ▲2부 삶의 여백 ▲3부 마음의 등불 ▲4부 고전의 울림 등으로 구성된다. 40편의 글이 실린 이번 수필집에서 그는 노년을 쇠퇴가 아닌 재구성의 시간으로 바라본다. 산촌의 오솔길, 저물녘 노을, 바람 소리 같은 일상의 풍경은 단순한 묘사에 그치지 않고 삶의 의미를 다시 묻는 계기로 확장한다. 도심에서 치열한 사회인으로, 은퇴 이후 산촌에서 경험한 또 다른 시선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느낀 감상이 책 전반에 스며들었다. ‘바람에 실린 그 이름’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고, ‘그래도 좋아’에서는 수원과 문경, 해외를 오가는 삶 속에서 정착과 유랑 사이의 균형을 사유한다. ‘아름다운 황혼’은 노년을 상실이 아닌 통찰의 시간으로 재해석하는 글이다.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축은 고전의 울림이다. 멜빌의 ‘모비 딕’, 카뮈의 ‘시지프 신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프롬의 ‘사랑의 기술’ 등 세계문학을 통해 인간의 집착과 부조리, 사랑과 윤리를 다시 성찰한다. 그는 “젊을 때는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들을 산속에서 다시 읽게 됐다”며 “고전은 자신을 돌아보는 통로”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여백’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도시에서 채우지 못한 삶의 빈자리를 다시 채우는 시간이다. “도시에서는 삶의 여백을 채우기 어렵지만, 자연 속에서는 그게 가능하거든요.” 그는 “느린 삶, 자연과 함께하는 삶, 그리고 책을 읽는 삶. 은퇴 이후에는 그런 시간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요?” 반문하며 이 책이 은퇴를 앞둔 이들에게 하나의 방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로… 영화관 할인 혜택 월 2회 확대

문화체육관광부가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운영하던 ‘문화가 있는 날’을 매주 수요일로 확대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문화기본법 시행령’ 시행에 맞춰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향유하는 생활밀착형 문화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농어촌과 산간 등 문화 소외 지역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연간 450여회 집중적으로 운영한다. 단, 고궁 등 문화유산은 관람객 급증 등 현장 여건을 고려해 5월부터 단계적으로 혜택을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가 있는 날’ 확대에 동참해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들도 할인 혜택을 월 2회로 늘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CGV 등 3개 사와 협의를 거쳐 5월부터 매월 두 번째와 마지막 수요일 오후 5시부터 9시 사이에 할인된 가격표를 적용한다. 관람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천원이다. 기존 영화관들은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일반관 기준 1만5천원인 티켓을 7천원에 제공해 왔다. 확대 시행 첫날인 1일 서울역에서는 ‘수요일은 문화요일, 문화로 놀자!’를 주제로 기념 공연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기타 연주를 선보였으며, 국악인과 재즈 가수 등 50여명의 예술인이 참여해 깜짝 공연을 펼쳤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는 대국민 참여 분위기 확산을 위해 1일 공식 인스타그램 인증 이벤트(200명 추첨 커피 교환권)를 펼치고, 14일까지 총상금 1천200만원 규모 영상 공모전 등을 병행한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가 있는 날’ 확대가 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고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모든 국민이 다채로운 문화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관계 부처 및 민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봄나들이 떠나볼까…경기도 뉴플레이스 6곳 [경기도 가볼만한 곳]

경기도 곳곳에 봄의 시작과 함께 새롭게 문을 연 공간들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끈다. 익숙했던 풍경 속에 슬며시 자리 잡은 낯선 공간들은 일상의 지루함을 설렘으로 바꿔 놓곤 한다. 고요한 호수 풍경부터 감각적인 문화 공간, 자연 속 체험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 곳. 지금, 싱그러운 계절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가장 먼저 발도장을 찍고 싶은 경기도의 뉴플레이스(New Place)를 소개한다 ■호수 따라 걷는 여유로운 산책, 안성 칠곡호수공원 안성 고성산 아래 칠곡저수지가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거쳐 ‘칠곡호수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27일 정식 개장했다. 예전에는 논과 밭에 물을 대던 평범한 곳이었지만 산책로와 경관 조명을 갖추며 누구나 여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넓게 펼쳐진 호수와 주변 산세가 어우러지고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면 위로 햇빛이 반짝이고 바람이 잔잔하게 스쳐 지나간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 역시 이곳의 매력이다. 특히 해 질 무렵이면 붉은 노을이 호수 위로 번지며 온통 주황빛으로 물드는 풍경은 그 자체로 순간을 사로잡는다. 밤이 되면 호수는 화려한 무대로 변신한다. 음악분수 ‘기억의 빛’이 무대의 주인공이다. 빛과 물, 영상이 결합된 복합 콘텐츠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워터스크린에 독립운동가의 모습이 그려진다. 3·1운동 이야기를 빛과 물로 풀어내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특별한 장면을 연출한다. 낮에는 평화로운 산책을, 밤에는 화려한 빛의 쇼를 즐길 수 있는 칠곡호수공원은 4월의 나들이로 더할 나위 없다. ■책과 사색이 머무는 공간, 수원 지관서가 30년 넘게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옛 중학교 건물이 이제는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마음의 쉼터가 됐다. 수원시 평생학습관 1층에 문을 연 ‘지관서가’는 수원시와 SK케미칼이 협력해 만든 북카페형 복합문화 공간이다. ‘지관(止觀)’이라는 이름에는 분주한 일상을 멈추고 자신과 세상을 차분히 바라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시험공부나 숙제로 바쁜 학생들도,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도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만큼은 시계추를 잠시 멈춰 세울 수 있다. 따뜻한 조명과 거친 콘크리트 벽면이 오묘하게 어우러진 실내는 마치 세련된 아지트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1층에는 소파 좌석이, 2층에는 바 테이블과 라운지 체어가 마련돼 각자의 방식으로 머물 수 있다. 모든 좌석에는 콘센트가 마련돼 있어 노트북으로 작업하거나 조용히 과제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메인 공간에는 높은 층고와 함께 ‘행복’을 주제로 큐레이션된 서가가 인상적이다. 관계, 자립, 감사 등 행복해지기 위해 고민해야 할 키워드별로 구성된 책들은 자연스럽게 사유를 이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된다면 AI 키오스크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인생 책’도 추천받을 수 있다. 카페에서는 커피와 차, 음료, 베이커리 등을 즐길 수 있으며 문화와 휴식이 함께 이뤄지는 공간으로 북토크와 강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열린다. 향긋한 커피와 달콤한 빵을 곁들이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4월의 햇살처럼 따스한 위로가 스며들 것이다. ■보납산과 북한강을 품은 한옥 감성 카페, 가평 보납정 가평 잣고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인 ‘보납정’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아낸 복합문화 공간이다. 보납정이라는 이름은 보납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한 데서 비롯됐다. 보납산은 조선시대 최고의 서예가인 한석봉이 가평군수 임기를 마친 뒤 소중한 벼루와 보물을 산에 묻어 두고 상경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보납정의 가장 큰 매력은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풍경이다.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살린 공간은 내부에서 보납산의 능선은 물론이고 북한강과 주변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통 한옥의 공간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간 구성과 함께 카페에서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디저트와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가평 특산물인 잣을 활용해 만든 ‘시루빵’은 시루에 쪄내는 전통 방식의 빵으로 쫀득하고 촉촉한 식감이 특징이다. 잣을 넣은 백앙금과 크림치즈 우유크림이 어우러져 은은한 단맛과 자연스럽게 퍼지는 잣의 풍미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쑥향이 가득한 ‘쑥시루빵’과 고소한 잣 크림이 듬뿍 들어간 ‘잣플랫너티’ 역시 인기 메뉴다.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지나 한옥의 정취 속에서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다 보면 왜 한석봉이 이곳에 보물을 묻어 두고 싶어 했는지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만 같다. ■임진강 지질생태관광의 거점, 연천 임진강자연센터 임진강이 굽이쳐 흐르는 연천의 땅은 그 자체로 거대한 자연박물관이다. 유네스코가 세계적인 보물로 인정한 이곳의 신비로운 지질과 생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임진강자연센터’가 새롭게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곳은 아주 오래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바위와 그 틈 사이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곳이다. 지질생태전시관, 세미나실, 영상홍보실, 체험 실, 카페,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전시 패널과 모형, 영상 자료를 통해 생태 이야기를 쉽게 전달한다. 전시는 지역의 지질 형성과 생태 자원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층 체험 교실에서는 점토로 직접 모형을 만들어 보는 ‘화산에서 태어난 연천’과 천연기념물 두루미를 형상화한 ‘밸런스 두루미 만들기’ 등 지질·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알찬 볼거리는 외부로 확장된다. 창밖으로는 임진강이 유유히 흐르고 전망대에 오르면 조선시대부터 ‘임진적벽’이라 불려온 임진강 주상절리의 장관이 한눈에 펼쳐지며 전시 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또 임진강 일대에 서식하는 호사비오리 같은 희귀한 새 등 다양한 생물을 관찰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추천한다. ■도시에서 만나는 푸른 바다의 심장, ‘시흥 해양생태과학관’ 바다는 늘 우리에게 경외심과 호기심을 동시에 안겨준다. 그 깊고 푸른 신비를 도시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시흥에 새롭게 문을 연 ‘해양생태과학관’이다.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해양 복합문화시설로 ‘해양생태’ 주제의 다양한 체험형 교육 콘텐츠를 운영하는 전시관이다. 지하 2층, 지상 3층으로 조성됐으며 해양동물의 구조와 치료 과정, 해양생태계 체험 등 바다 환경과 해양생물의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가 마련돼 있다. 해양생태과학관 전시 관람은 시간대별(2시간 간격)로 예약 및 입장 할 수 있다. 주말에는 시흥시 통합예약플랫폼 ‘시소’를 통해 사전 예약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바다를 주제로 한 모형과 영상 자료, 체험형 전시가 어우러져 해양생태계의 구조와 바다 생물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하루 4회 운영되는 도슨트 투어와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을 소개하고 물총고기와 가오리의 생태 및 서식지를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하루 2회(낮 12시50분, 오후 3시30분) 진행되는 파노라마 피딩타임에는 아쿠아리스트가 수조에 직접 들어가 거북과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어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이곳만의 아주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실제 수의사와 아쿠아리스트가 함께하는 ‘해양동물 구조·치료 체험교육’이다. 아픈 해양동물을 어떻게 구조하고 치료하는지 생생하게 배울 수 있어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이 싹트는 4월, 시흥 해양생태과학관에서 푸른 꿈을 키워 보는 것은 어떨까. ■숲속 동화가 현실이 되는 곳, 포천 ‘애니멀스토리 in 평강랜드’ 포천 평강랜드에 조성된 애니멀스토리는 자연 속에서 동물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다. 봄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숲속, 나무들 사이로 동화책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동물들이 고개를 내민다. 1997년 평강식물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다양한 동물농원 ‘애니멀스토리’가 더해진 테마파크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의 산책로는 여느 동물원과는 사뭇 다르다. 철창 너머로 동물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조성된 숲길을 따라 걸으며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숲과 정원이 어우러진 환경 속에서 동물을 관찰하고 교감하며 가까이에서 살펴보며 생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테디베어 소, 블랙노즈 쉽, 드워프 토끼, 갤러웨이 소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동물과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으며 먹이 주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조심스럽게 먹이를 건네다 보면 손끝으로 전해지는 온기를 통해 자연과 우리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자연 속에서 동물을 직접 만나는 경험은 동물과 자연의 관계를 이해하는 교육적 의미를 더하며 특별한 기억을 선사한다. 넓은 식물원과 동물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산책하듯 자연 속에서 휴식과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좋다. 여유가 필요한 가족들에게도 4월의 선물 같은 공간이 될 것이다.

인천시립박물관, 시민의 힘으로 시작된 80년 역사 되짚어

인천시립박물관의 지난 80년 역사와 성과에 대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80주년 기념식’을 하고 강화도조약 150주년 기획특별전을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시민, 박물관 관계자 등이 참석해 박물관 80주년을 축하했다. 기념식에서는 인천시립박물관의 80년 역사와 성과를 공유하고, 박물관이 시민과 함께 성장해 온 의미를 되새겼다. 여기에 ‘인천 세계의 바다에 뛰어들다’를 주제로 인천의 역사와 정체성을 돌아보는 기념 전시로 의미를 더했다. 이번 전시는 강화도조약을 ‘불평등조약’이라는 종전 통설을 넘어 국제질서 속에서 조선이 마주했던 세계의 도전과 조선의 대응을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도록 했다. 유정복 시장은 “시민의 힘으로 설립된 시립박물관의 80년은 인천의 자랑스러운 역사이자 대한민국 공립박물관 발전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누구나 쉽게 찾고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립박물관은 광복 직후인 1946년 4월 1일 시민의 힘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 시립박물관으로, 중구 자유공원 앞 옛 세창양행 자리에서 개관했다.

"수강생이 창작 주체로" 포천38창작소, 생활형 문화공간 '각광'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가 시민이 일상을 회복하고 자신을 다시 표현하는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1일 포천문화관광재단이 운영하는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에 따르면 최근 교육 프로그램이 잇따라 조기 마감되면서 단순 체험을 넘어 창작 과정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내는 참여형 방식이 기존 문화강좌와 차별화된다. 수강에 머무르지 않고 창작의 주체로 참여하며 교육과 창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 구조 역시 특징으로 꼽힌다.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참여자들은 새로운 표현 방식을 익히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완성된 결과물을 통해 성취감을 경험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한 공간에서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이 같은 흐름은 포천 문화정책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시설 중심 운영에서 벗어나 시민 참여와 체류를 중심으로 문화 공간의 기능이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창작소는 교육을 넘어 전시와 공간 운영 전반으로 역할을 넓히며 시민 참여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보고 지나가는 공간이 아닌 머무르고 경험하는 생활형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이중효 포천문화관광재단 대표는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경험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공간의 특성과 전문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보다 가깝게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천38문화예술창작소는 앞으로도 교육과 전시, 공간 운영을 연계해 시민 참여형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시대, 민주주의의 미래를 찾다 '숫자로 읽는 한국의 지방자치'

오늘날 한국 사회는 정치적 양극화, 지역 불균형,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확산이라는 복합적 변화 속에 놓여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도 여전히 ‘중앙 정치’ 중심으로 이해되고 소비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 책은 민주주의를 국가 권력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일상의 문제로 자리매김하며 그 출발점으로서 지방자치를 재조명한다. 특히 숫자라는 객관적 자료를 통해 지방자치의 역사와 구조, 성과와 한계를 분석함으로써 한국 민주주의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민주주의의 기반을 다시 점검해야 하며 이 책은 그 출발점에서 시작했다. 지방자치는 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하는 ‘생활 민주주의’의 현장이다. 저자는 지방자치를 통해 시민이 문제를 발견하고, 토론하며,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주체성과 시민성이 약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는 시민이 민주주의를 체득하고 확장하는 필수적인 기반으로 재해석된다. 그리고 결국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주변이 아니라, 민주주의 그 자체이며 미래를 향한 핵심 경로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다양한 숫자를 통해 이러한 구조적 모순과 한계를 드러내며, ‘자치 없는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제도적 기반을 만든 숫자들 ▲지방정부의 구조를 만든 숫자들 ▲시민의 삶을 바꾼 조례의 숫자들 ▲자치를 막은 통치의 숫자들 ▲민주주의 참여를 바꾼 숫자들 등 다양한 숫자를 통해 ‘자치 없는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지방자치를 회복하고 확장하는 데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성급한 봄꽃 발라드를 위하여

봄이 흐른다. 하이네의 시처럼 온갖 꽃들이 일시에 피어나고 르누아르의 그림처럼 부드럽고 윤기 있는 풍경이다. 산책길에 느닷없이 피어난 자목련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얀 목련이 내릴 때쯤 망울지던 것이 이미 만개한 것이다. 버드나무도 어느새 올리브그린으로 변했다. 개나리 진달래 피고, 영산홍과 철쭉이 뒤따라야 하거늘 요즘 꽃들은 눈치 없는 사오정처럼 대책 없다. 번호표를 줘 대기줄을 서게 해야 할까. 꽃들의 무질서는 사실 인간이 만든 부메랑이니 변질된 환경을 탓할 수도 없다. 어쩌면 자연도 인간처럼 앞뒤 없고 속수무책인 속도와의 전쟁을 답습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도 종달새는 개척교회 목사님 설교처럼 정성스럽고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처럼 미려하다. 세류동 언덕을 지나다 그린세탁소라는 간판을 봤다. 인공지능 시대에 세탁소가 존재하는 것이 신기하다. 무인빨래방도 생겼지만 드라이 크리닝이란 고전적 세탁소는 속도의 시대를 쉬어가는 느린 횡적 풍경이어서 편안함을 느낀다. 문득 손빨래한 교복에 감자풀 먹여 하얀 칼라를 세워주시던 어머니의 다림질이 오브랩됐다. 나도 매일 아이들의 교복을 다림질해 등교시킨 시절이 있었다. 사랑이라는 사치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견지하는 의무 같았다. 편의만을 쫓는 시대는 가끔 인간 사이의 체온을 앗아 간다. 봄날도 벌써 어둡다. 준비 없는 이별처럼 한 계절은 이미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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