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View] 희망의 온기 外

#1. 희망의 온기 눈 위에 남은 붉은 온기처럼 작지만 선명한 희망은 가장 추운 시간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냅니다. 쉽게 사라질 것처럼 보이지만 그 색은 오래 버틴 시간의 증거이고, 겨울을 건너온 마음의 흔적입니다. 당신의 새해에도 이런 온기 하나쯤은 말없이, 그러나 분명하게 오래 머물기를 바랍니다. 차분하고 단단한 한 해 되세요. #2. 겨울지도 하늘을 떠돌던 성운 하나가 빛을 접고 땅 아래로 내려앉았다. 겨울, 설핏 사라진 하늘을 얼음 위에 펼쳐 고요한 지도를 남긴다. 잎맥처럼 번진 심줄... 움직임이 멈춘 자리에서 시간의 결들이 직조된다. #4. 한 해의 문 거북은 문을 지키며 빗장이 된다. 서두르지 않음으로 문을 잠그고 속도를 늦춰 무게를 남긴 채 열림과 닫힘 사이에 머문다. 열고 닫음은 선택. 육중한 대문 앞에서 거북은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상서로움과 해학은 잠금의 무게를 가볍게 덜어낸다. 거북이 오래 사는 이유는 세상을 빨리 통과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버티되 다투지 않고, 지키되 경직되지 않는 태도. 장수무병이란 어쩌면 몸보다 먼저 마음의 문을 너무 세게 닫지 않는 기술. 1월, 한 해의 문 앞에서 열 것과 닫을 것을 조용히 묻는다. #5. 따스한 품 계절과 무관하게 나무는 조우한다. 존재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 기술이며, 다가감의 연습이다. 나무는 먼저 손을 내민다. 망설이지 않고, 아낌없이 폭삭 안긴다. 눈 위에 남은 것은 나무의 몸이 아니라 태도였다. 그래서 문득, 겨울 앞에서 이쯤의 철학은 접어두고 뜨끈한 아랫묵에 나부터 안기고 싶다. #6. 지워지는 것의 작은 외침 흰 풍경은 아름답지만, 그 안에서 더 아름다운 것은 끝내 사라지지 않는 미세한 존재들이다. 그것들은 소리 없이 말한다. 사라짐 속에서도, 눈이 모든 것을 덮어도 끝내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 사라짐과 침묵 사이, “나는 아직 여기 있다”라고 가장 작은 존재로 호흡하는 기호. 홍채원 사진작가

“살이 키로 간다?” 옛말…방학 중 ‘세포 증식’ 주의보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의 건강을 우려해 ‘비만’과의 전쟁을 치르는 집이 많다. 봄방학 없이 긴 겨울방학이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생활 리듬이 무너지기 쉬운데다 추운 날씨로 고열량의 간식 섭취는 늘어나고 신체 활동량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비만 예방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 10명 중 3명은 비만… 매년 증가하는 소아청소년 비만율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를 넘어 체내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거나 크기가 커지면서 피하층과 체조직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뜻한다. 특히 에너지 소비의 불균형이 초래되기 쉬운 겨울방학은 잉여 열량이 고스란히 체지방으로 쌓이는 매우 취약한 시기로 꼽힌다. 교육부의 ‘2024년 초·중·고교 학생 건강검진 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의 비만 지표는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만군 비율은 2017년 23.9%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1년 30.8%로 정점을 찍고 2024년에도 29.3%를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학생 3명 중 1명은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셈이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 건강검진센터 백창기 원장은 “소아비만은 성인 비만과 마찬가지로 각종 만성질환을 조기에 유발할 수 있다”라며 “방학 중 건강관리에 소홀할 경우 비만으로 이어져 자녀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아비만 예방은 특히 신경써야 한다. 성인기에 시작된 비만은 대개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세포 비대형’이지만, 소아기에 발생한 비만은 지방세포 수 자체가 늘어나는 ‘세포 증식형’인 경우가 많다. 체중을 감량하면 지방세포의 크기는 줄어들지만, 소아기에 늘어난 지방세포의 수는 성인이 되어 살을 빼더라도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이로 인해 소아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에 조기에 노출될 위험 역시 크다. ■ 키 성장의 적 ‘성조숙증’ 유발 우려… 식단 관리·운동 필수 소아비만은 아동의 최종 신장을 낮추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도하게 축적된 체지방은 렙틴 호르몬 분비를 높이는데, 이는 성호르몬의 분비를 앞당겨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0년 17만 605명이었던 성조숙증 환자는 2024년 22만 9천212명으로 크게 늘었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또래보다 잠시 키가 빨리 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성장판이 일찍 닫힌다. 결과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간 자체가 단축되면서, 유전적으로 잠재된 최종 키보다 덜 자랄 위험이 크다. 방학 기간 자녀의 비만을 예방하고 성장을 도우려면 식단 관리가 최우선이다. 방학 중 불규칙해질 수 있는 식사시간을 잘 지켜 불필요한 간식 섭취와 과식을 피해야 한다. 또 단순당이 많은 식품이나 배달 음식,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은 물론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밤 10시 이전에는 취침하는 습관을 들여 신체 리듬을 안정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백창기 원장은 “소아비만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를 넘어 치료나 관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방학 중 자녀의 체중이 급증하거나 성조숙증 징후가 보인다면 관련 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안 아프다고 방치하면 '근육 지방화'... 어깨 회전근개, 조기 치료가 답

어깨 회전근개는 어깨관절 주변을 둘러싼 네 개의 근육·힘줄이다. 팔을 들어 올리고 앞으로 뻗는 동작, 안쪽·바깥쪽 회전에 관여하는 핵심 구조다. 회전근개는 구조적으로 혈류가 풍부하지 않고, 한 번 파열되면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손상이 지속될 경우 근육 위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파열이 장기간 지속되면 단순한 위축을 넘어, 근육이 줄어든 자리를 지방 조직이 채우는 ‘근육 지방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연세스타병원 민슬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회전근개 손상은 고무줄이 조금씩 닳아 끊어지는 과정과 비슷하다. 끊어지기 전에는 잘 쓰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 힘이 전달되지 않으면서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시기를 넘기면 회복이 훨씬 어려워진다”고 31일 말했다. 치료는 파열의 형태와 크기, 증상 정도, 그리고 근육 위축·지방화 여부를 종합해 결정한다. 회전근개의 일부만 손상된 부분파열은 근육 사용이 일정 부분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보존적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활동 조절과 약물치료, 물리치료 및 단계적 재활운동을 통해 어깨 관절의 안정성과 회전근개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이며, 통증 때문에 재활이 어려운 경우에는 의료진 판단하에 주사치료를 보조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반면 전층파열은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로, 근육이 수축해도 힘이 뼈로 전달되지 않아 근육 사용이 급격히 줄어든다. 그 결과 근육 위축과 지방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파열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이후 봉합을 하더라도 근육 기능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으로 찢어진 힘줄을 원래 붙어 있던 뼈 부위에 다시 고정하는 봉합술을 시행한다. 이때 봉합 앵커를 사용해 힘줄을 당겨 붙이며, 파열 크기와 조직 상태에 따라 단열 또는 이열 봉합, 부분봉합 등 다양한 기법을 선택한다. 회전근개 파열의 또 다른 특징은 통증이 줄어들어도 손상이 계속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증은 감소했지만 팔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거나 특정 각도에서 움직임이 제한된다면, 이미 구조적 변화(근육 위축·지방화)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민슬기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 치료의 핵심은 통증의 크기가 아니라 언제 발견하고, 어떤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있다”며 “지속되는 어깨 통증이나 힘 빠짐이 있거나 과거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은 경우, 치료를 미루기보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어깨 기능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세계유산 4관왕’ 도전... 북한산성 포함, ‘한양 수도성곽’ 유네스코 등재 신청

경기도는 북한산성을 포함한 한양의 수도성곽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지난 1월27일 국가유산청, 서울시, 고양시와 함께 최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한양 수도성곽(Capital Fortifications of Hanyang)’은 조선 시대 수도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구축된 성곽 체계다. 행정 중심지였던 한양도성, 수도 외곽 방어를 담당한 북한산성, 유사시 백성의 피난과 장기전에 대비한 탕춘대성으로 구성됐으며, 조선 후기 수도 방어 전략을 보여주는 유산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 이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에 걸쳐 있는 북한산성은 수도 방어의 최전선 역할을 한 외곽 성곽이다. 산악 지형과 계곡을 활용한 포곡식 성곽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한반도 성곽 축성 전통과 조선 후기 군사 전략이 집약된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앞선 예비평가에서 한양 수도성곽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잠재력이 있으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최종 신청서 제출에 따라 이코모스(ICOMOS)가 9월 말 현지 실사를 진행하고, 2027년 7월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한양 수도 성곽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경우 경기도는 수원화성, 조선왕릉, 남한산성에 이어 4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한 광역자치단체가 된다. 박래혁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경기도 북한산성을 포함한 수도 방어 성곽 유산이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 있게 준비하겠다”며 “경기도는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세계유산 등재 과정 전반에 적극 대응하고, 수도 성곽 유산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지원 공모’…통합 추진으로 지역문화 활성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하 재단)은 다음 달 13일부터 경기 지역 예술인들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창작·발표 활동을 돕기 위한 ‘2026년 경기예술지원 공모’를 시행한다. ‘2026 경기예술지원 공모’는 예술가와 주민을 연결하는 일상 속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부터 기존에 1·2차로 나눠 진행하던 방식을 통합, 일괄 공모로 진행해 효율성을 높였다. 공모는 ▲기초예술 창작지원(문학·시각·공연) ▲모든예술31(경기예술 활동지원) ▲경기 미술품 유통활성화(아트경기) ▲경기예술 생애 첫 지원(문학·시각·공연) ▲원로예술 활동지원(문학·시각·공연) ▲예술인 창작준비금 지원 ▲창작공간 임차료 지원 ▲창작공간 기획프로그램 지원 ▲K-ARTS 청년창작자 지원 등 총 9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기초예술 창작지원’은 도내 시·군 지역 제한 없이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분야 신작 창작을 위한 기초예술 장르별 지원사업으로, 창작품 실연·제작 및 성과 발표를 지원한다. ‘모든예술31(경기예술 활동지원)’은 신작·기존작 상관 없이 경기도 31개 지역에서 창작·발표되는 모든 기초예술 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가평, 동두천, 시흥 등 기초문화재단이 미설립된 7개 시군은 재단에서 직접 공모를 시행하고 기초문화재단이 소재한 고양, 수원, 안양 등 24개 시군은 재단과 예산 매칭으로 자체 공모를 시행한다. ‘경기 미술품 유통활성화(아트경기)’는 시각 분야 예술인의 창작 활동 지속과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모다. 미술품 전문 유통사업자와 경기도 기반 시각예술 분야 작가를 선발해 미술품 임대 및 판매사업 운영비(유통사업자)와 출품지원금(작가)을 각각 지원한다. ‘경기예술 생애 첫 지원’은 공모지원 사업에 처음 도전하는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분야 예술인(단체)을 돕기 위함이다. 공고일 기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그 산하기관에서 주관하는 기초예술 분야의 창작 및 발표활동 공모지원 사업에 선정 이력이 없는 경우 지원할 수 있다. ‘원로 예술활동 지원’은 문학, 시각예술, 공연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만 65세 이상 원로 예술인의 창작·발표 활동을 지원한다. 공연예술 분야의 경우 대표자가 원로 예술인이거나 사업 성격이 원로 예술활동에 가까울 시 단체로 지원할 수 있다. 이외 ▲예술인 창작준비금 지원 ▲창작공간 임차료 지원 ▲창작공간 기획프로그램 지원은 각각 ▲도내 예술인 170명 대상, 각 300만원 ▲창작공간의 월 임차료 최대 300만원 ▲도내 민간문화예술공간이 기획·운영하는 프로그램(공연, 전시, 교육, 행사 등)에 평균 2천만 원 내외로 지원한다. ‘K-ARTS 청년창작자 지원’은 도내 만 19~ 39세까지의 청년 예술창작자(1986.1.1. 이후 출생)를 대상으로 개인별 900만원의 창작 및 자립 활동을 위한 활동비를 지원한다. ‘2026 경기예술지원 공모’는 다음 달 13일 오전 10시부터 3월3일 오후 5시까지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심의위원단의 심의를 거쳐 4월17일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K-ARTS 청년창작자 지원’ 부문은 수도권 통합 접수로 운영됨에 따라 접수 기간을 3월3일~3월30일로 별도 운영한다. 이밖에 경기문화재단은 지역사회 전반의 문화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역문화 활성화 지원과 ▲지역 생활문화활동 지원 공모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문화자원 발굴 및 활용’은 지역 고유의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통한 문화예술 실천과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옆집예술’프로젝트와 지역문화기획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을 포함해 지역 중심의 문화 생태계 조성을 도모한다. ‘경기북부 지역문화 특성화 사업’은 경기북부 지역 불균형, 문화 소외, 지역 간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북부 10개 시·군의 고유한 지역문화를 특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활동으로 확장하기 위한 지원 체계를 운영할 예정이다. ‘지역문화자원 발굴 및 활용’ 사업은 2월 중순, ‘경기북부 지역문화 특성화 공모’는 3월 중 공고 및 접수를 시작하며, 자세한 내용은 경기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90세, 삶을 그리고 꽃을 피우다…노송갤러리 '김양무 개인전'

올해 구순이 된 김양무 할머니가 생애 첫 전시회를 열었다. 이달 31일까지 장안구민회관 1층에 위치한 노송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양무 할머니의 ‘90세, 삶을 그리다’에선 8절 남짓한 스케치북에 담아낸 할머니의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광교산 자락에 살며 1남6녀를 길러낸 할머니는 장성한 자식들이 하나 둘 떠나고 뒤돌아보니 남은 건 노구와 시간 뿐이었다. 자식들이 걸어 온 안부 전화에 할 수 있는 답이라곤 “누워있다, TV보고 있다” 뿐인 삶이었다. 김양무 할머니의 넷째 딸 이정현씨는 “엄마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무료할지, 기력이 더 쇠하는 건 아닌지 염려되는 마음에 어르신들에게 좋다는 색칠공부 책 몇 권을 사다 드렸다”며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어머니가 다양하고 감각적인 색감으로 색칠공부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런 엄마를 열심히 칭찬했다. 엄마가 어린 자식을 칭찬과 격려로 길러냈듯이, 늙어버린 엄마에게 긍정적인 언어로 힘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스케치북에 자신이 바라 본 세상을 자유롭게 그리도록 권했다. 그 안에는 여러 이야기가 담겼다. 집근처 나무, 그 아래 옹기종기 모여 사는 개미들의 일상과 수년 전 세상을 떠난 남편의 뒷모습, 평소 좋아하는 피자를 손주들과 나눠 먹던 시간,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나무 등 할머니가 보고, 생각하고, 좋았던 모든 순간을 표현해냈다. 김양무 할머니는 “내가 본 것,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이런 걸 그려도 되나 싶었지만 그릴수록 재미있고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며 “똑같은 색연필로 색칠을 해도 오늘 시작한 것은 그날 끝내야 색이 일정하기 때문에 되도록 하루를 넘기지 않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서툴지만 소중한 그림들이 한 두 장 쌓여갈때쯤 넷째 이씨는 노송갤러리 연중 대관 신청을 위해 구순 어머니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야기를 적어냈다. 장안구의 ‘1인 1작품 걸기’, ‘1가구 1그림' 캠페인 취지에 부합해 일주일 남짓 대관의 기회를 얻었다. 김 할머니는 “나한테 말도 없이 전시회를 하겠다고 약속부터 잡아놓은 딸들이 야속했다”면서도 "창피당하지 않으려고 다양하고 많은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자녀들도 “처음 대관 소식을 말씀드렸을 땐 무척 당황해 하셨지만 전시회를 한다는 책임감이 어머니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음력 12월12일이 생일인 김 할머니는 전시회 기간 중인 1월30일 구순을 맞았다. 김 할머니는 “나같은 늙은이가 이런 전시회를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잘봤다고 말해줘 참 고맙다”고 전했다.

'오믈렛' 임유영…시인·편집자가 뽑은 '내일의 젊은 시인' 1위 선정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시인 80명과 시 편집자 14명이 선정한 ‘내일의 젊은 시인’ 1위에 임유영 시인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29일 알라딘에 따르면 시인과 시 편집자 94명은 2010년 이후 처음 시를 발표한 시인에 한해 참여자들은 추천하고 싶은 시인과 작품을 각 3~5편씩 추천했다. 1위에 선정된 임유영 시인은 총 20명의 추천을 받았다. 김소연 시인은 추천 글에서 “임유영은 이 세계에 어떤 식으로든 호의를 드러내는 것이 시라고 믿어서 이런 시를 쓰는 것만 같다”고 말했으며, 오은 시인은 “임유영은 사과 한 알에서 죽음과 눈물을 발견하고 쑥냄새와 취냄새로부터 슬픔의 기척을 찾아낸다. 여음 혹은 여운. 다양성,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임유영의 시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2023년 시집 ‘오믈렛’을 펴낸 임 시인은 “선정 소식을 듣고 문단을 넘어 우리 너른 문학공동체의 추천이라는 사실로부터 무척 큰 격려를 얻었다”며 “'오믈렛'에 넘치는 사랑을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위에는 14명의 추천을 받은 신이인 시인이 선정됐다. 시집 ‘나 외계인이 될지도 몰라’, ‘검은 머리 짐승 사전’ 등을 발표한 신 시인에 대해 백은선 시인은 “신이인의 시를 읽으면 외계인, 영원한 비성년 등 다른 존재로 살아가는 화자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며 “시가 가진 슬픔을 가까스로 외계인이라 불러보는 마음. 그 마음이 여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3위는 지난해 시집 ‘잉걸 설탕’을 펴낸 송희지 시인(13명 추천)이 선정됐으며, 4위는 ‘나의 모험 만화’의 김보나 시인, 5위는 ‘나도 기다리고 있어’를 펴낸 이새해 시인이 선정됐다. 알라딘 관계자는 “연중 기획으로 매장과 SNS,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접점을 통해 ‘내일의 젊은 시인’으로 선정된 시와 시인을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일의 젊은 시인’ 프로젝트를 통해 추천받은 136명의 시인 명단 시집 명단은 알라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도내 딥페이크 피해자 '2명 중 1명'은 10대 아동·청소년… 1년 새 2배 폭증

경기도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지원을 받은 피해자 2명 중 1명은 10대 이하 아동·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예방 교육 및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9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발간한 ‘경기도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에 2021~2024년까지 접수된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2021년 777건, 2022년 764건, 2023년 709건으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다가 2024년에는 1천451건으로 전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경찰청 범죄통계 역시 경기도 발생 딥페이크 성범죄는 2020년 7건, 2021년66건, 2022년 50건, 2023년 46건에서 2024년 전년 대비 3.9배 많은 180건으로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에 접수된 2024년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유포불안이 447건(30.8%)으로 가장 많고, 유포 248건(17.1%), 불법촬영 198건(13.6%), 유포협박 129건(8.9%), 기타 112건(7.7%), 불법합성 및 도용(딥페이크) 95건(6.5%), 온라인 내 성적괴롭힘 93건(6.4%), 온라인 그루밍 87건(6.0%), 성착취 영상통화범죄(몸캠피싱) 42건(2.9%)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지원을 받은 피해자는 95명이며 이 중 10대 이하가 49명으로 51.5%를 차지했다. 20대 피해자는 24명(25.3%)으로 아동·청소년 및 청년의 피해율이 7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 관계자는 “사법기관의 소극적 대응 등으로 피해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단의 보고서는 딥페이크 성범죄의 피해 대상의 범위와 피해 확산 속도, 피해 회복의 불가능성을 감안한다면 입법적 개선과 함께 피해지원과 예방 분야에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디지털 성범죄 2차 피해 개념과 예시’를 규정하고 이를 초·중·고등학교와 경찰청·경찰서, 공공기관 등에 적극 알리는 한편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하지 않은 포토샵 정도의 간단한 기술로 제작한 성착취물 관련 범죄를 포괄하는 용어의 개발 ▲‘불안피해’에 대한 법적·제도적 대응 ▲영상통화·모니터에 나타난 영상에 대한 촬영 등은 불법촬영으로 인정 ▲비동의 소지죄 신설 ▲타인의 영상과 피해자의 사진이 편집되어 게시되는 허위영상물 성폭력 처벌법 적용 등 디지털성범죄 대응을 위한 향후 과제를 제안했다. 또한 경기도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고, 센터를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 ‘거점센터’로 지정할 것을 성평등가족부에 제안하는 등의 정책방안을 내놨다. 백미연 재단 연구위원은 “딥페이크 성범죄 등 디지털성범죄 대응강화를 위해 경기도가 디성센터의 위상과 기능을 강화하고 2차 피해 예방에 초점을 둔 예방교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 한국관광 비전은? 한국관광학회, ‘R.E.D. – U.N.I.C.O.R.N.’ 제시

㈔한국관광학회(회장 서원석)가 올 한해 한국관광산업을 ‘세계관광시장 유니콘 도약을 위한 산업 대전환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했다. 특히 학계 교수진 등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대전환기 한국관광의 비전을 ‘R.E.D. – U.N.I.C.O.R.N.’으로 제안해 주목된다. 한국관광학회는 29일 서울 아난티 앳 강남에서 ‘신년기자간담회 및 2026 관광트렌드 발표회’를 열고 올 한해 한국 관광산업의 발전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날 서원석 회장(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학과장)은 올해 한국관광 산업이 크게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 회장은 “팬데믹 이후 외래 관광객 수요가 빠르게 회복돼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방한과 해외 관광 등이 모두 안정세를 찾아갔다”며 “이는 관광산업 현장의 노력과 정책 지원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그동안 숙박과 소비중심의 관광구조로 외래 관광객 유치와 단기 성장을 이뤄냈지만, 체류 구조 다변화와 고급화엔 여전히 한계가 있는 시점”이라며 “관광은 국가 경제·브랜드와 직결된 산업으로 외래 관광객 3천만 시대를 맞이하는 지금 관광 내용과 방식을 더욱 정교화 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허준 동덕여대 글로벌MICE융합전공 교수가 ‘2026년 한국관광 발전 트렌드 및 이슈’를 발표했다. 학회는 지난해 소속 정회원 5천여명 중 200인 이상의 박사급 전문가의 표본을 확보하고 학술적 엄밀성과 현장성 등을 교차 검증한 후 한국 관광의 비전을 담은 연구를 이날 공개했다. 소비자 트렌드에 편중된 기존 정보로는 정책 입안과 대응에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정책과 제도, 인력양성과 수용 태세, 공급망 및 생태계 역량을 학회가 아울러 바람직한 발전 방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학회가 발표한 2026 한국관광의 비전은 ‘R.E.D. – U.N.I.C.O.R.N.’이다. ▲인구소멸 대응 등 지역 위기 극복과 회복을 위한 재생형 관광 전환(R) ▲AI·디지털이 내재화 된 관광 경험으로 전환(E) ▲외국인 국내관광과 국민 국내관광이 상호 자극하며 동반성장(D) ▲개인 맥락을 읽는 초개인화·지능형 여행 운영체계 도입 확산(U) ▲지역관광의 글로벌 환대와 수용태세의 표준화·고도화(N) ▲뷰티·의료관광 진흥과 연계한 통합형 웰니스 관광 육성(I) ▲K-팬덤경제를 관리·확장할 역량 구축(콘텐츠 × 관광 × 커뮤니티 × 수익모델 통합)(C) ▲개방형 혁신을 통한 관광산업 생태계 고도화(O) ▲ESG를 운영·상품·공급망의 기본값으로 정착(R) ▲융합 시대에 맞춘 교육 시스템 혁신과 차세대 인재 청사진 구축(N)이다. 서 회장은 “관광 산업의 융복합화와 관광상품의 글로벌화, 시장의 다변화가 함께 추진될 때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핵심 산업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관광 환경이 빠르게 변화는 현 시점에 한국 관광산업이 한 단계 더 성숙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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