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건물 등 곳곳 방치 ‘눈살’ 市 “위반 점검·관리… 대책 모색”
“현수막 하나라 사소하게 생각하겠지만, 정당이 약속을 어기면 되겠어요?”
15일 오전 인천 동구 한 사거리. 길었던 명절 연휴가 지난 지 한참이지만 거리 곳곳에는 여전히 명절 인사 정치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게시기간을 확인해 보니 모두 기간을 넘긴 상태였다.
같은 날 오후 미추홀구 또다른 사거리도 마찬가지. 정당을 가리지 않고 기간을 넘긴 현수막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인근 대학생 A씨는 “정당이 규정을 어기면 되겠느냐”며 “철 지난 정치색 명절인사에 오히려 신물이 날 지경”이라고 눈살을 찌푸렸다.
추석 연휴가 끝났지만 인천 거리 곳곳에 게시기간을 넘긴 현수막들이 방치되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 ‘정당현수막 설치·관리 요령’ 등에 따르면 정당현수막에는 게시기간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기간이 끝나면 자진 철거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지자체가 게시자에게 철거명령을 한 뒤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철거한다.
인천에서 기간 위반으로 적발된 정당현수막은 지난해 3천122건, 올해(9월 기준)는 3천464건으로 전년도 적발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적발된 건수보다 더 많은 불법 정당현수막들이 방치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반 현수막은 군·구에 신고하고 걸어야 하는 반면, 정당현수막은 신고하지 않아도 게시할 수 있어 지자체가 개수나 위치, 기간 등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각 지자체들이 지역을 돌며 위반 현수막을 확인하거나 시민 신고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지역 안팎에서는 지자체 점검 강화뿐만 아니라 정당현수막의 관리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영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당현수막은 정치적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다른 옥외광고물과 동일하게 취급·관리돼야 한다”며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위반 시 철저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군·구와 함께 위반 현수막을 점검하겠다”며 “아직 관련 조례 개정 계획은 없으나,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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